한줄기 소나기가 내린다고 예보는 했지만, 잔뜩 찌푸린 먹구름만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나를 겁주고 있었다.
어제 쏟아진 소나기로 축축해진 능선길이 조금 미끄럽긴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결이 좋을 따름이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다녀왔으니 그림을 그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2013년 7월 15일
나만의 지도를 그립니다.
맑은 계곡물에 노니는 젊은 청춘들이 무척 부럽습니다.
내게도 저러한 날들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그림을 담다보니 훔쳐보는 겪이 되었네요.
숲 해설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도룡농을 잡은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나는 숲길을 접어들었더니,
숲속의 귀부인(노랑망태버섯)을 뵈러 두꺼비님이 방문했습니다.
비온뒤의 숲은 한결 풍요로워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집 주인은 당분간 물걱정은 없겠네요.
2012년 3월에 눈 때문에 지금의 이 능선을 탈수가 없어서 저 바위 계곡으로 로프를 타고 내려간적이 있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찔합니다.
지금 이곳에는 바위 채송화가 한창입니다.
발길 끝자락 눈길 가는곳마다 무리지어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는 듯 합니다.
비바람으로 보낸 오랜 세월속에 무너져 가던 사다리에 고맙게도 누군가가 새 생명을 주었네요.
당분간은 쓸만하겠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팔공산 서봉 정상에 가득한 먹구름이 한두방울 비도 뿌리고,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나를 겁주고 있습니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사람도 없고 하니 사실 겁은 납니다.
이곳에 오면 늘 이자리가 좋은데...
정상부에는 양지꽃이 가득하니 피었습니다.
가까이 머무는 것들만 보입니다. 누군가 이야기 소리가 들리기는 하는데 ...
바람이 구름들 몰고 다니면서 숨바꼭질을 하는듯 하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듯 하니 내려가야죠.
하산중입니다.
여기에서 보니 별거 아닌듯 한데, 네발로 기어오르고 붙잡고 늘어지고 하다보니
오늘은 안쓰던 근육들이 무리를 했는지 많이 뻐근합니다.
장군바위
저 모습을 담으려고 오늘 이길을 택하였나봅니다.
능선자락을 내려오니 시원한 물에 잠시 얼굴이라도 씻고 가야 할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이 앙증맞게 버티고 있네요.
산중텐트는 오랜만에 보는 풍경입니다.
암벽 등반하는 바위옆에 예쁜 모습으로 쉬고 있네요.
팔공산 계곡길은 어디든 숲이 깊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떠났고, 나도 돌아가야할 시간,
수태지에서 바라보니 운무가득한 팔공산은 아직도 오리무중입니다.
모두 즐거운 나드리 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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